사건사고이야기

<원언식> 원주 왕국회관(여호와의 증인) 화재 사건 (최장기 사형수)

픔Peum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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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4일, 강원도 원주시에서 신흥종교인 여호와의 증인에 푹 빠진 아내에게 화가 난 35살 원언식이 여호와의 증인의 예배당인 '왕국회관'에 불을 질러 신도 1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은 방화 살해사건입니다.

 

 

원언식은 당시 대한지적공사(한국국토정보공사) 원주시출장소 직원이었습니다. 지적기사 1급 자격증도 따고 최우수사원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유능하고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내는 1991년 5월부터 장모의 권유로 여호와의 증인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다툼이 심해졌고 고부갈등으로 자신의 어머니까지 떠나자 원언식의 음주 횟수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여호와의 증인은 사회적 시선이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자연히 원언식은 아내가 이런 곳에 빠지는 것을 엄청나게 반대를 했죠. 화도 내보고, 설득도 해보고 해 봤지만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딸들과 가족들보다 여호와의 증인을 더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장모에게 "제발 아내를 타일러 달라"고 애원했지만

"내 딸의 믿음을 방해하지 말라"는 핀잔만 듣게 됩니다.

 

 

사건 당일이었던 1992년 10월 4일 아침, 토요일 당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오자마자 회관에 가야 한다며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원언식은 여호와의 증인 집회 참석 문제로 아내를 설득하다가 끝내 부부 싸움으로까지 번져버렸습니다.

원언식은 '그럴 거면 차라리 이혼을 하자'라고 했고 아내는 '그럴 수 없다'며 이혼도, 여호와의 증인에서도 벗어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에 화가 난 원언식은 소주병을 들이켰습니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놔두고 왕국회관으로 가버렸죠.

 

 

만취한 원언식은 정오 무렵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한 뒤 오후 2시 30분 무렵, 원주의 왕국회관으로 찾아갔습니다.

원주의 한 2층 건물에 있던 작은 왕국회관(여호와의 증인 집회 장소)에서는 약 9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숭배 의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화로워야 할 예배시간에 흥분한 원언식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를 내놔라. 여기 있는 거 다 안다."

하지만 안에 있던 신도들은 원언식을 무시했습니다. 그 모습에 화를 참지 못한 원언식은 휘발유를 여기저기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도들은 그때까지 원언식을 무시했어요. 그리고 그는 라이터를 손에 들었습니다.

 

 

곧 왕국회관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왕국회관 안은 카펫은 물론이고 가연성 물질과 불에 잘 타는 나무로 이루어진 목조건물이라 순식간에 불길은 건물을 집어삼켰습니다. 

27평의 좁은 교회인 데다 출입문마저 쪽문 하나밖에 없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불길과 화염에 갇히게 되었고,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이미 원언식이 지르는 고함소리에 두려움을 느껴 일찌감치 피신해 화를 면했지만 다른 죄가 없던 신도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희생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화재 발생 10분 후 경찰과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불길이 워낙 맹렬해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불은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간신히 진화되었습니다. 이 화재로 15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미처 대피를 하지 못한 어린이와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상자들은 평생 화상과 연기 흡입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사망자 중 교리에 따라 수혈을 거부해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망자들 역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타서 교회 측은 뒤늦게 신원 확인에 나섰으나 사망자를 확인하는데만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그는 우산동 파출소 쪽으로 달아난 뒤 바로 자수를 했습니다. 방화치사 혐의로 체포된 원언식은 재판을 통해 1993년 사형을 판결받았고, 지금도 광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사형수 중 최장기 복역 사형수예요. 범행동기가 우발적이었고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는 점이 참작되어 감형 대상자로 검토는 되고 있지만 희생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매번 감형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해요.

원언식은 원래 불교였지만 교도소에서 개신교로 개종하고 골수 신도가 되었습니다. 

 

 

2005년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3개월에서 길면 5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간 절제 수술이 성공해서 현재까지 생존 중입니다.

현재 원언식은 종이 쇼핑백을 접는 일을 하며 월 12만 원가량의 보수를 받아 일정 몫을 기부하는 등 모범수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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