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소설가 이회성 별세)일본 아쿠타가와상 받은 첫 외국 국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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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소설가 이회성 별세)일본 아쿠타가와상 받은 첫 외국 국적 작가

에카사엘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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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적 작가 중 처음으로 일본 최고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芥川賞)을 받은

재일동포 소설가 이회성 작가님이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하셨슶니다.

 

그는 5일 새벽 1시 38분쯤, 도쿄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눈을 감으셨습니다.

 

그의 삶

1935년 일제가 점령중이었던 사할린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다른 일본인들과 함께 탈출하여

1947년 훗카이도 삿포로에 정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자로 변한 아버지에게 '반 쪽발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으며, 아버지로 대표되는 조선인을 싫어해서 학교에 가서도 조선인 신분을 철저하게 숨겼습니다. 이회성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사할린 탈출'을 부분적으로 끼워넣은 소설 <유역>에서 아버지를 '그 사람'이라고 일관되게 표현했으니까요.

 

와세다대학교 노어문학과에 진학해 졸업하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신보'에서 중대한 모순을 발견해 조총련을 빠져나옵니다. 일을 열심히 하든 안하든 돈이 나오고 경쟁이 없는 사회주의 내부 모순이 이상하게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잡지 편집나와 작은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열심히 소설 쓰기에 몰두했습니다.

 

1996년 '또 다시 이 길에(野間またふたたびの道)'로 군조(群像)신인문학상을 수상하게되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됩니다.

 

1972년에는 '다듬이질하는 여인'으로 제66회 아쿠타가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최초의 외국 국적 작가였습니다.

 

그는 1987년 재일조선인 문예지 '민도'를 창간해 옛 한국 문학을 알리면서 민족 운동에도 힘을 쓰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선국적때문에 한국에 입국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199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됩니다.

작가님은 더 빨리 한국에 와봤으면 더 풍부한 소설을 쓸 수 있었을텐데 큰 손해를 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재일동포의 삶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지상생활자'(地上生活者)를 집필합니다.

 

또한 2008년에는 한국에서 강연을 하면서 북한 정권을 비판하면서 한국과 일본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다듬이질 하는 여인>1972

'장술이'라는 주인공에 대한 기억을 아들인 조조가 회상하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사할린 지역에 살던 재일조선인들의 삶에 대해 묘사한 작품입니다. 

 

<금단의 땅>1976~1978

79년부터 3년에 걸쳐 쓴 전 3권으로 된 장편소설입니다. 김대중 납치사건,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사건 등 70년대 유신독재 아래 벌어진 각종 정치 사건과 자생적 사회주의자들의 삶을 다룬 작품입니다. 88년 번역이 되어 국내에 소개가 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 널리 읽힌 책입니다.

 

<유역>1992

'금단의 땅'이후 10년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입니다. 재일 작가 두 사ㄷ람이 카자흐공화국 작가동맹의 초청을 받고 옛 소련을 방문해 한 달 동안의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중심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의 비극적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년 동안의 나그네>1994

재일외국인 작품으로 처음으로 '노마(野間)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일본 평론가 10명이 뽑은 1994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죠. '사할린 탈출'을 소재로 민족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넘어서 인간 자체의 문제로 나가간 장편소설입니다.

 

 

이렇게 그는 그의 작품 속에서 사할린 시절부터 설움을 받았으며, 북한이든 남한이든, 사할린 정부한테도 소외당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소설가는 사회의 부정의와 싸우는 것이고 자신의 추악한 면을 그려야 하며, 사회의 좋은 점만 그려서는 안된다는 자신의 문학관이 확고한 분이셨습니다.

 

아쿠타가와상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1935년에 제정된 상입니다.

주로 문학성이 높은 중,단편소설을 집필한 작가에게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수여하죠.

신인문학상으로 출발했으나 권위가 높아지면서 명망있는 중견 작가들의 수상도 흔해지게 되었으며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손꼽힙니다.

 

이회성 작가의 수상 이후 재일교포 작가로는 이양지, 유미리, 현월 등이 수상하셨습니다.

 


그는 재일동포라는 출신이라는 것을 장점으로 삼아 일본 문학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을 만들었으며, 작품을 통해 조국의 분단된 역사를 배경으로 사회를 날까롭게 꼬집었으며, 일본 문학은 물론 세계의 문학에도 큰 영향을 준 분이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가 띄어쓰기를 하지 말고 마침표를 붙이지 않는게 조문예절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이승과 이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침표를 찍지 않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것은 삶의 연장이기 때문에 띄어쓰기로 끊으면 안된다는 소리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조의금 봉투나 근조화환에 다는 리본에는 온점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표제어나 표어 등의 경우에는 온점을 찍지 않는게 원칙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글을 쓸때에는 마침표를 쓰는게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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